쯔즈가무시병에 대하여
강진군 보건소 공중보건의 김기현
추수의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풍요로운 들녘의 모습 속에 보건소도 황금빛으로 물들어간다.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시기다. 예부터 최고의 쌀 산지로 유명한 강진, 부디 올해도 넉넉한 인심만큼이나 풍작을 기원한다.
매년 10-11월에는 쯔쯔가무시병, 렙토스피라증, 신증후군출혈열로 대표되는 가을철 발열성 질환이 급증한다. 이중 쯔쯔가무시병은 가을철을 맞아 성묘, 벌초, 논밭에서 추수작업 등의 야외 활동을 하는 직종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것은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된 털진드기의 유충이 사람을 물 때 전파된다. 쯔쯔가무시병은 감염 후 보통 1-3주 가량의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나는데, 주 증상이 두통, 발열, 오한 등이므로 흔히 감기에 걸린 것 같다고 해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감기에 비해 근육통, 복통 및 인후염이 심한 특징이 있다. 또한 환자 및 보호자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증상은 발진과 가피다. ‘가피(eschar)’란 진드기에 물린 자리에 생기는 검은색 딱지로 가피가 생기면 쯔쯔가무시병이라 진단해도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임상소견이다. 하지만 주로 속옷 안이나 겨드랑이, 오금 등 신체 중에서도 습하고 찾기 어려운 부위에 잘 생기므로 위에서 언급한 증상이 있을 시 해당 부위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진드기 하나 물린 것 가지고 뭐 그리 대수냐 할지 모르겠지만, 심하면 합병증으로 기관지염, 폐렴, 심근염, 수막염, 뇌수막염, 난청, 이명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치료는 독시싸이클린(doxycycline)이라는 항생제를 5-7일가량 사용하며 발열 및 합병증유무를 관찰해야 하므로 입원치료가 권장된다. 쯔쯔가무시병은 한번 감염되더라도 다시 감염될 수 있고 아직까지는 백신으로 예방할 수 없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지켜 걸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1.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거나 눕지 않는다.
2. 풀숲에 앉아서 용변을 보지 않는다.
3. 야외작업 시 소매와 바지 끝을 단단히 여미고 장화를 신는다.
4. 야외활동 후 샤워나 목욕을 하고 반드시 작업복을 세탁한다.
바쁜 추수철, 고된 작업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높다란 하늘과 여유로이 넘어가는 구름을 한번쯤 쳐다보는 휴식도 우리의 건강에는 꼭 필요한 일임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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