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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송마을 윤명현 이장 |
“바다 내려다보이는 포근한 마을··· 귀농인 늘어나요”
살기 좋은 우리 마을(2)
칠량면 벽송마을
윤명현 이장 “행복마을 만드느라 마냥 바쁘네요”
함등재(배가 떠 있는 형국)에 날아갈 듯한 한옥 척척 들어서는 마을
교장선생님 지낸 초보 이장님
‘발효식품’마을기업 노인일자리 창출…
한옥마을과 더불어 트레킹 코스 개발 ‘꿈’
강진에 산재되어 있는 어느 자연마을치고 고령화가 되어가고 있지 않는 마을은 없다. 벽송마을도 여느 마을과 같이 고령화의 마을이었다. 젊은이가 없고, 농사지을 사람이 없는 마을. 아이 울음소리가 없고 급박한 일이 생겨나도 누구 하나 선뜻 나서는 이 없는 마을이 곧 고령화 마을이다.
그런데 2011년 3월, 고향을 찾아든 이가 있었으니 그가 윤명현 벽송마을 이장이다. 부산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졸업했고, 초등학교 교감 6을 지내다가 부산 사하구 장림초등학교를 마지막으로 6년의 교장 생활을 마친 지식인이다.
“제가 6남매 중 장남이에요. 부친 홀로 계신 터여서 장남이란 의무감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귀소본능 같은 게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겁니다. 집 사람 설득해서 귀농을 했지요”
어린 시절에는 잘 몰랐는데 막상 와보니 벽송마을처럼 천연자연의 절묘한 모양새도 드물다는 것을 발견하고 용기가 충천해졌다는 윤명현 이장님.
마을이 포계계란형으로 생겨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고 있는데, 마을 앞으로는 질펀한 들판 너머로 탐진바다가 슬그머니 내다보이고, 뒤로는 군동의 명산 금사봉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금사봉을 넘으면 금사리, 쌍덕리를 갈 수 있고, 서쪽의 서산을 넘으면 송로리와 연결된다.
그런데 벽송마을에 행복마을이 들어서게 됐다. 윤도현 도의원이 서두르기도 했지만 윤명현 이장의 남다른 노력으로 15채가 들어설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10호만 들어서게 되어 앞으로 5호는 가능하다. 2013년 말이 마감이기 때문에 서두르면 날아갈 듯한 한옥을 내 집으로 만들 수 있다. 한옥마을은 4천만 원 보조, 4천만 원 융자를 지원받기 때문에 1억 원만 있으면 장만이 가능하다. 평수는 30평이다. 시멘트는 50년, 한옥은 500년이란 말이 있듯이 한옥의 장점은 여러 가지다. 특히 기품 있고 품격을 남다르게 하는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 최근 나주·보성에도 ‘한옥 행복마을’이 잇달아 준공을 하고 있다. 강진에서는 군동 내동, 월출산이 있는 월남리, 덕룡산이 있는 도암 등에 행복마을이 들어서 있다. 하회 마을의 경우 500년이 넘었어도 조금도 집이 비뚤어지거나 지붕이 새는 등의 일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강진은 귀농인들에겐 천국입니다. 저 역시 귀농 시 2천만 원의 지원금을 받았는데, 얼마나 힘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윤명현 이장의 말이다. 윤 이장은 3년간 부친을 모시고 살다가 올 봄에 이장으로 추대됐다. 이장으로서는 새내기지만 꿈은 내공이 있는 사람답게 이만저만 크다.
“발효식품으로 마을기업을 육성하는 게 제 꿈입니다. 그래서 노인일자리창출로 이어지게 하고 마을소득도 한층 높이고 싶은 거지요. 그 다음으로는 강진으로 많은 체육인들이 몰려오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 숙박시설을 제공하는 마을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산수가 뛰어난 이곳에 트레킹코오스를 만들 예정입니다. 뒷산이 펑퍼짐하면서도 정감을 느낄 수 있는 산들로 잇대어 있어 트레킹코오스로는 안성맞춤입니다. 더구나 그 코오스를 경험할 때 아름다운 탐진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지요”
윤명현 이장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뒷산을 바라보니 과연 산에 기대인 듯 산의 품에 안긴 듯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천혜의 자원이었다. 오죽하면 도에서 나온 행복마을 담당자가 지금까지 행복마을을 두루 다녀보았지만 벽송마을처럼 아름답고 길지(吉地0인 경우는 처음이다고 말했을까,
윤 이장과 함께 마을 정각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을 때 칠량농공단지에 입주한 모기업체 사장이 찾아들었다. 이곳이 고향이 아니면서도 동백골 행복마을에 입주하기위해 땅을 매입하고자 찾아온 거였다. 이 근방 땅값은 5만 원 수준이었고, 마을 오른손쪽으로 밭치고는 질펀할 뿐 아니라 고르고 편평했는데, 집이 들어서기에 안성맞춤이었다.
행복마을에 입주하는 윤갑현씨는 “금호타이어에서 33년간 근무하다가 집안의 장남이란 멍에 때문에 절로 고향에 찾아들게 되었다”며 “배가 떠 있는 형국의 등재(마을 앞)에 한옥을 짓고 보니 큰 행복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문학과 시조시학에 시가 당선된 시인으로 창작문학예술인협의회 부이사장직도 맡고 있었다.
이 마을 임원으로는 개발위원장 윤중길씨, 노인회장 김영기씨, 부녀회장 김정숙씨, 새마을 지도자 윤갑현씨이다.
윤명현 이장이 그 직을 시작한 지 불과 몇 개월에 불과하지만 벽송마을의 밝은 미래가 금사봉 위로 솟아오른 태양만큼이나 밝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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