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이 쓴 「사기」에서 「진시황본기」는 이렇게 진시황을 묘사하고 있다.
“진시황은 탐욕스럽고 어리석은 마음으로 독단적인 지모(智謀)를 행하였으며 공신들을 신뢰하지 않았고, 선비와 백성들을 가까이하지 않았다. 왕도를 저버리고 개인의 권위를 내세워 문서(文書:시경, 서경을 비롯한 고적)를 금지하고 형법을 가혹하게 하였으며, 사술(詐術)과 무력을 앞세우고 인의를 뒷전으로 하여 포학을 천하 통치의 으뜸으로 삼았다.”
그런데 진시황도 그러했지만 진이세(秦二世진시황의 막내아들인 호해)는 “포악무도한 짓을 되풀이하여 종묘와 백성들에게 해를 끼치면서 다시 아방궁(阿房宮)을 짓기 시작했다. 또한 형벌을 번잡하게 하고 주벌(誅罰)을 혹독하게 하였으며, 관리의 통치가 가혹하고 상벌이 형평성을 잃었으며, 세금징수에도 한도가 없고 전국에서 역사(役事)가 끊이지 않아 관리들까지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백성들이 아무리 곤궁해도 그들을 구휼하지 않았다. 이렇게 되자 역모와 사술이 한꺼번에 발생하고 위아래 사람이 서로 책임을 미루며, 죄를 지은 자가 많아서 형벌을 받은 사람이 거리에 넘쳐날 정도로 천하의 백성들은 고통을 당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제후와 공경대부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은 스스로 위태롭게 여기는 마음을 품었으며, 몸은 궁핍하고도 고단하였다. 모두들 자신들의 지위를 불안해했기 때문에 쉽게 동요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진나라가 한나라에 의해 교체된 근본적인 원인은 진나라의 정치가 왕도덕치 정신과 위배되었기 때문이다.”
사기에서는 시황제가 순행 도중 사망하면서 장자인 부소에게 왕위를 계승한다는 유서를 남겼으나 환관(宦官) 조고(趙高)는 유서를 날조해 막내아들인 호해를 앉혔다는 기록이 있다. 진이세가 된 호해 역시 진시황제처럼 만리장성을 짓고 아방궁을 짓는 대규모 토목사업을 벌였는데, 결국 이것이 진나라를 망하게 한 지름길이었다.
어쨌든 진시황릉은 2010년 진시황릉과 진시황이 생전에 지어놓은 병마용을 합쳐 대형화로 탈바꿈하였다. 그래서 입장료만도 150위안이나 된다.
진시황은 13세 어린 나이에 즉위를 하자마자 능묘 건설을 시작했다. 38년에 걸쳐 동서 485m에 이르는 거대한 능묘를 완성했는데, 이를 승상 이사(李斯)가 설계를 맡았고, 대장군 장한(章邯)이 시공을 맡았다. 처음에 쌓을 때는 115m였으나 지금은 76m이다. 하지만 세월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어지간한 산처럼 느껴지는 규모이다. 이러한 능묘를 완성하기까지는 백성들의 피와 고름이 함께 스며 있다고 봐야 한다.
용이 서리고 호랑이가 웅크린 땅에 나무가 겹겹이구나
그 기세 구름까지 올라갔다가 또 무너지고 말았지.
똑 같이 푸른 산 가을 풀 속에 있건만
찾는 이 오로지 한무제 능묘에만 참배하는구나.
이 시를 지은 이는 허혼(許渾)이다. 허혼이 살았던 당나라 때 사람들은 진시황은 폭군, 한문제는 성군으로 여겼다. 지금은 폭군이든 성군이든 풀 아래에 누워 있지만 성군인 한무제 능묘만 행인들이 참배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지금 중국에서 유명한 관광지는 어디까지나 진시황릉이지 한무제 능묘인 파릉이 유명하지는 않다. 폭군이 후세에 이르러 참배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에 반해 성군이었던 한무제 능묘는 썰렁한 분위기이고 찬바람만이 불고 있다.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닌가 싶다.
그런데 진시황은 전자에서도 언급을 했듯이 진시황의 무덤에서 발굴된 규모와 유물은 이 세상 어떤 무덤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진시황을 호위한 지하 군대의 병마용은 기록은 없으나 70만 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10년 넘게 걸렸다는 말이 전해져 오고 있다.
2000년 넘게 전해지던 이 이야기는 1932년 묘지 부근에 살던 한 농부에 의해 처음 발견된 이래 1974년 이후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의 많은 유물이 발견되면서 전 세계의 관심이 진시황릉에 모아졌다.
진시황이 천하를 일소할 때
호랑이 같은 눈초리 얼마나 대단했던가.
칼을 휘둘러 떠나가는 구름도 끊어 내니
제후들은 모두 서쪽으로 왔지.
명쾌한 결단력은 하늘이 준 것
원대한 지략으로 뭇 재주꾼들을 부리었다.
병기를 모아 동상을 주조할 때
함곡관은 다만 동쪽으로 열려 있었지.
회계령에 공적을 새겨 넣었고
낭야대에서 실컷 둘러보았다,
죄수 70만 명이
여산 굽이에서 흙산을 쌓았지.
그리고 불사약을 구하러 보내니
망연히 마음만 아프구나.
쇠뇌로 바다 물고기를 쏘았지만
큰 고래가 산처럼 버티어 섰다.
이마와 코는 오악과 같고
파도를 일으키며 운뢰를 뿜어낸다.
지느러미가 푸른 하늘을 뒤덮으니
어떻게 봉래산을 볼 수 있겠는가.
서불(徐市)이 진나라 여인을 가득 태우고 갔던
다락배는 어느 때나 돌아올까
그저 황천 아래를 바라보나니
쇠붙이로 만든 관이 싸늘한 재를 품고 있으리.
이백의 시다. 진시황은 중국 대륙을 통일할만한 인물이고 업적 또한 위대하다고 이백은 인정했지만 삶의 허무와 무상은 모르는 것을 지적했다. 죄수 70만 명을 동원해서 자신의 묘를 호화스럽게 만들면서도 그는 왜 불사약을 구해오라고 서불을 바다로 보냈을까?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엮은이 송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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